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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롱이님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 |조회수 : 4827

오롱이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태국 왕비 생신으로 휴일이고, 3일 연휴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파타야에는  물이 넘쳐나듯 사람이 많더군요.
 
방콕으로 운전해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광석의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혹시 가수 김광석 아시나요?
30대 나이, 가장 인기있을 때 스스로 세상을 버린 사람이죠.
그 때가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제 감수성은 그  쯤에 멈춰있는 구닥다리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성은 성장하지만 감성은 어느 지점에서 딱 멈춰버리더군요.
 
그 노래들 속에 다른 한 분도 떠올랐습니다.
오롱이님도 그 분을 존경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그 분의 죽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모든 허물을 스스로 짊어지고 가셨다고나 할까
그 분이 분개한 건 불의였지 자신에 대한 폄하가 아니었었죠..
 
그리고 제 아버님이 생각났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으로 남에게 끼친 해보다는 남에게 받은 해가 몇 배 더  많았던 분,
10년전 뇌종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가셨습니다…
자식으로서 세상에 뱉을 말보다 삼킬 말이 훨씬 더 많은 분입니다, 제게는…
 
그런  저런 감정이 차 안에서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롱이님과의 이번 일,  
아, 내가 지나친게 아니었나, 덮고 지나갈 순 없었나,  더 떠안을 수 없었나.. 하는 반성이 생기더군요.
그 정도로 끝내고 나머지 부분은 오롱이님 스스로에게 맡겨 놓는게 현명하지 않았나..
그렇게 끝까지 따지고 들었어야 했나..
끝내 세상에 까발겼어야 했나..
(후회하고는 다릅니다. 레터박스의 손해에 대한 두려움도 아닙니다.)
자신에게는 죽음이 가장 큰 스승이었다는 명진스님의 말씀처럼 이 저녁에 다가오더군요..
 
오롱이님과는 그전에도 두세 번의 다툼이 있었지요.
그 때는 화도 많이 나고, 너무 긴장되더니 이력이 생겼는지 이번엔  그 때만큼 신경이 쓰이진 않더군요.
그러니 제 스스로 자폭하는 글을 올렸겠지요.
하지만 부질없는 싸움, 서로에게 상처되고 남의 웃음만 살 일…
 
그래요.
우리 반반의 잘못으로 합시다.
제가 과했다고 그래서 저 설광호에게도 절반의 잘못이 있었다고 받아 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부로 마음에서 이 일을 내려 놓겠습니다.
오롱이님도 서서히 정리하시고 편히 지내시지요.
이 글에 답글을 다는 것도 어색할테니 아무 말씀이 없으셔도 전 그리 여기겠습니다.
혹시 그게 억울하다면 5분의 3을 제 잘못으로 하시지요.
(제 몫이 그보다 크다면 그건 가식이어서 적지 못 하겠네요.)
저로 인해 불편했던 마음이 어서 가라앉기 바라겠습니다.
 
제가 메일에서도 적었고 오롱이님도 잘 아시듯이, 오롱이님과 전 많이 다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오롱이님은 척결대상이 아닙니다.
오롱이님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마주치기 꺼려질 뿐입니다.
오롱이님은 오롱이님대로, 저는 저대로, 레터박스 여행사는 레터박스 여행사대로 여행을 다니고 세상을 가면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나진다면 서먹한 웃음으로 목례하고 지나칠 사이 정도면 좋겠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전, 오롱이님을  뛰어난 블로거로 인정하고, 태국여행계의 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이 오롱이님의 블로그 활동에 가급적 지장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태국 여행자분들,
요 며칠 저로 인해 소란이 일어난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 당시에는 레터박스의 영업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저 개인이나 레터박스의 명예나 자존심을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욕심, 부질없는 게 아닐지..
내 욕심을 위해서 큰  분란을 만든 건 아닌지…
(후회와는 다른 감정인데 어떻게 표현할 방뻡이 없네요 ㅋ)
 
어느 분은 레터박스를 옹호하는 말씀을 해주시고, 어느 분은 따끔한 지적도 해주셨습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모두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행여 위선적인 언행이 나올까 따로 답글은 안 올리겠습니다.

거짓말하지 말자는 운영원칙상 모든 글을 삭제, 수정하지 않고 그냥 두는 점도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반성하며 여행자에게 더 가까이 가는 여행사, 여행자 그 자체인 여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  혹시 또 분란이 이어질까봐 태사랑에는 이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댓글(6)
  • 발삼 2012-09-13 15:11
    공항픽업관련글을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네요.. 좀 뒤늦은 댓글입니다만.
    저도 오롱이님블로그 자주 찾는 1인이였는데요, 헉~ 어떻게 1주일간 영업하지 말란 소리를 하나요..?
    대단하네요.. 모 태국 로컬업체에서 예약시 신용카드 디포짓을 한다는 글이 그 분 블로그에 올라와서 댓글 좀 달았더니 '나라망신',' 한국인이 그 업체에 사과'해야 한다며 온갖 소리를 다 하시는 분이 타국에서 힘들게 사업하는 한인업체에 1주일간 영업중단을 요구하다니.. 대단합니다.
  • 미령공주 2011-08-15 17:21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전 레터박스 만족합니다.... 방콕여행중 일정이 하루 늘어나 하루전 호텔 예약해달라고 난리부르스를춰도 친절하게 예약 잘해주셨거든요.. 다만 미얀한 생각이드는게
    이글을 올리실때즘 제가.... 힘들게 해드린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고명섭 2011-08-16 13:41
    저는 개인적으로 오롱이님의 블로그 이웃입니다.
    이번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람으로, 태사랑에서 모든 상황의 글을 읽어보고, 레터박스 사장님의 마무리 글까지 모두 지루하게 읽어보았습니다. 깊고 복잡한 내용은 거두절미하고, 레터박스 사장님의 진심어린 마음을 읽었습니다. 제3자입니다만, 깨끗한 마무리는 잘하셨습니다. 저는 개별 여행자입니다만, 레터박스와 다음 여행에는 인연을 맺고 싶네요..
  • Lydia_ 2011-09-14 22:18
    에혀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힘내세요!! 속상해하고 마음다치면 자기자신만 손해잖아요 다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가치있는 일에 집중하시면 훨씬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꺼예요 ! ^^*
  • 마린맨 2011-08-23 16:44
    오랜만에 들르기도 했고, 공지사항은 거의 안보는 터라 몰랐는데, 그런 일이 있었군요.
    덕분에 오롱이라는 블로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그분 광고효과는 보았겠군요.
    레터박스의 가격정책에 대한 태클이라 다른업체일 걸로 추측했었는데...
    그나저나 후기 쓰기로 조과장님께 약속했는데, 핑계이겠지만 너무 바빴네요.
  • dnegolf 2011-08-14 02:04
    저도 서비스 업에서 일해봤지만 모든 손님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순 없더라구요. 버려야하는 손님은 과감하게 버리세요. 그런 손님 있어야 피곤하기만 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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