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롱이님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몽키-손오공|2011-08-13(토)
|조회수 : 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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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롱이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태국 왕비 생신으로 휴일이고, 3일 연휴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파타야에는 물이 넘쳐나듯 사람이 많더군요. 방콕으로 운전해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광석의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혹시 가수 김광석 아시나요?
30대 나이, 가장 인기있을 때 스스로 세상을 버린 사람이죠.
그 때가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제 감수성은 그 쯤에 멈춰있는 구닥다리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성은 성장하지만 감성은 어느 지점에서 딱 멈춰버리더군요.
그 노래들 속에 다른 한 분도 떠올랐습니다.
오롱이님도 그 분을 존경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그 분의 죽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모든 허물을 스스로 짊어지고 가셨다고나 할까
그 분이 분개한 건 불의였지 자신에 대한 폄하가 아니었었죠..
그리고 제 아버님이 생각났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으로 남에게 끼친 해보다는 남에게 받은 해가 몇 배 더 많았던 분,
10년전 뇌종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가셨습니다…
자식으로서 세상에 뱉을 말보다 삼킬 말이 훨씬 더 많은 분입니다, 제게는…
그런 저런 감정이 차 안에서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롱이님과의 이번 일,
아, 내가 지나친게 아니었나, 덮고 지나갈 순 없었나, 더 떠안을 수 없었나.. 하는 반성이 생기더군요.
그 정도로 끝내고 나머지 부분은 오롱이님 스스로에게 맡겨 놓는게 현명하지 않았나..
그렇게 끝까지 따지고 들었어야 했나..
끝내 세상에 까발겼어야 했나..
(후회하고는 다릅니다. 레터박스의 손해에 대한 두려움도 아닙니다.)
자신에게는 죽음이 가장 큰 스승이었다는 명진스님의 말씀처럼 이 저녁에 다가오더군요..
오롱이님과는 그전에도 두세 번의 다툼이 있었지요.
그 때는 화도 많이 나고, 너무 긴장되더니 이력이 생겼는지 이번엔 그 때만큼 신경이 쓰이진 않더군요.
그러니 제 스스로 자폭하는 글을 올렸겠지요.
하지만 부질없는 싸움, 서로에게 상처되고 남의 웃음만 살 일…
그래요.
우리 반반의 잘못으로 합시다.
제가 과했다고 그래서 저 설광호에게도 절반의 잘못이 있었다고 받아 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부로 마음에서 이 일을 내려 놓겠습니다.
오롱이님도 서서히 정리하시고 편히 지내시지요.
이 글에 답글을 다는 것도 어색할테니 아무 말씀이 없으셔도 전 그리 여기겠습니다.
혹시 그게 억울하다면 5분의 3을 제 잘못으로 하시지요.
(제 몫이 그보다 크다면 그건 가식이어서 적지 못 하겠네요.)
저로 인해 불편했던 마음이 어서 가라앉기 바라겠습니다.
제가 메일에서도 적었고 오롱이님도 잘 아시듯이, 오롱이님과 전 많이 다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오롱이님은 척결대상이 아닙니다.
오롱이님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마주치기 꺼려질 뿐입니다.
오롱이님은 오롱이님대로, 저는 저대로, 레터박스 여행사는 레터박스 여행사대로 여행을 다니고 세상을 가면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나진다면 서먹한 웃음으로 목례하고 지나칠 사이 정도면 좋겠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전, 오롱이님을 뛰어난 블로거로 인정하고, 태국여행계의 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이 오롱이님의 블로그 활동에 가급적 지장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태국 여행자분들,
요 며칠 저로 인해 소란이 일어난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 당시에는 레터박스의 영업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저 개인이나 레터박스의 명예나 자존심을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욕심, 부질없는 게 아닐지..
내 욕심을 위해서 큰 분란을 만든 건 아닌지…
(후회와는 다른 감정인데 어떻게 표현할 방뻡이 없네요 ㅋ)
어느 분은 레터박스를 옹호하는 말씀을 해주시고, 어느 분은 따끔한 지적도 해주셨습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모두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행여 위선적인 언행이 나올까 따로 답글은 안 올리겠습니다.
거짓말하지 말자는 운영원칙상 모든 글을 삭제, 수정하지 않고 그냥 두는 점도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반성하며 여행자에게 더 가까이 가는 여행사, 여행자 그 자체인 여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 혹시 또 분란이 이어질까봐 태사랑에는 이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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